사람들은 경제학을 매우 골치 아프고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경제학은 복잡한 수학을 꼭 알아야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경제의 기본적인 원리만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적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금의 관련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제, 기업 등 시장질서는, 예를 들면 법과 공공정책, 그리고 이들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와 국가 등 수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주고받는 복잡계적 현상입니다.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지키는 인격존중, 직업윤리, 약속이행 등 도덕규칙도 중요한 요인 입니다. 이런 규칙 덕분에 낯모르는 의사에게 자신의 병든 몸을, 은행에는 거금을 맡기고, 서로를 잘 모르면서도 마음 놓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규칙을 따르는 동물(rule-following animal)’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존경하는 하이에크의 말입니다. 그런데 도덕적 가치, 법, 정치, 국가, 그리고 시장의 내적 구조를 형성하는 지식, 인지, 인성, 시간개념, 진화 등에 대해서는 깊은 철학적 사유가 필요합니다.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직한 경험 규범적 인식을 위해서는 경제학이 철학과 융합해야 합니다. 이 융합학문이 독자적인 ‘경제철학 즉 경제적 교양’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